김선미 코스모체인 매니저 “손 떨릴 때까지 코딩하고 싶다”

[개기자의 개터뷰 #8]

개발하는 기자, 개기자. 오세용 기자가 개발자 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실제 프로덕트를 만드는 필드의 개발자를 소개합니다.

여덟 번째 인터뷰이로 김선미 코스모체인 매니저를 만났습니다. 코스메틱 블록체인 플랫폼 코스모체인(Cosmochain)은 뷰티 서비스 코스미(COSMEE)를 만듭니다. 마소 393호 필진 그리고 ‘마소콘 2018’ 스피커인 김선미 매니저를 개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김선미 코스모체인 매니저를 소개합니다.

▲김선미 코스모체인 매니저. / 오세용 기자



– 자기소개 해달라.

코스모체인에서 백엔드 개발하고 있는 김선미다.


– 끝인가?

끝이다.


– … 어려운 인터뷰가 예상된다. 코스모체인이 뭔가?

뷰티 정보를 좀 더 정직하게 잘 모아서 소비자와 기업에 잘 분배되도록 돕는 블록체인 기반 코스메틱 플랫폼이다.


– 회사 소개가 자기소개보다 2배 길다. 회사를 굉장히 사랑하는 것 같다.

회사를 사랑해야 한다. 애정은 결심이다.


– 회사를 사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처음부터 애정이 있진 않았다.

일하다 보니 기획하고 서비스에 시간을 들이는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더라. 내가 공을 들이면, 괜찮은 서비스가 되는구나. 그때부터 애정을 갖고 일하기 시작했다.


– 이전 회사에서는 애정을 갖고 일하지 않았나?

안 그랬다. 전 회사에서 나는 시스템 운영(SM)을 했다. 애정을 많이 넣는다고, 내게 권한이 허용되지 않았다.

현재는 의사결정 구조가 간단해서 애정을 주는 만큼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 현재 구조에 만족하나?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한다.


– 원래 능동적인가?

스스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정해진 것을 따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정해주는 것을 따라가는 게 편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곳에 있다 보니 답답했다. 능동적인 환경에 오니, 스트레스는 받지만 좀 더 오래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 얼마나 오래 일하고 싶나?

내 직업의 목표는 손 떨릴 때까지 하는 거다.


– 지금은 손 안 떨리나?

아직… 안 떨린다.

▲직업의 목표를 말하는 김선미 매니저. / 오세용 기자



– 지금 다루는 기술은 뭔가?

처음 서비스 시작 시에는 백엔드와 프론트엔드가 구분이 안 됐다. 기능 단위로 나눠서 개발했다. 당시에는 개발자 수가 너무 적어서 기능별로 개발을 맡는 게 적절했다.

이후 개발자를 추가 채용하면서 백엔드를 맡았다. 나는 UI 그리는 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데이터와 구조를 보는 게 좀 더 즐거웠다.

코스모체인 백엔드는 노드JS(Node.js)로 만들고, AWS 위에서 움직인다. AWS 람다로 서버리스 아키텍처를 그렸다. 아폴로(Apollo)와 그래프QL(GraphQL)을 사용한다. DB는 다이나모DB(DynamoDB)를 주력으로 쓴다.


– 시스템 운영(SM)할 때는 어떤 기술을 다뤘나?

스프링에 오라클 DB?


– 스타트업 와서 안 힘들었나?

고생 엄청 했다.

팀 리더가 나를 데려오고 후회했을 것이다. 리더도 나도 고생했다.


– 리더가 김선미 매니저를 왜 데려왔나?

팀에서 필요한 캐릭터와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이 맞았다. 그리고 리더가 엄청 가깝진 않았지만, 평소 알던 사람이었다.

내가 SM 하던 곳이 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이다. 그리고 중국어도 배우고 있었다. 당시 회사가 주력 서비스로 중국에 코스메틱 서비스를 해서 나와 맞는 게 있었다. 여기에 당시 개발자가 모두 남자였다. 코스메틱 서비스다 보니 여성 개발자가 필요한 부분도 있었다.

약간의 중국어, 코스메틱 서비스 경험, 여성 개발자 등 몇몇 캐릭터가 나와 잘 맞았다. 또한, 나는 작은 회사에서 ‘A to Z’까지 다 만져보고 싶었다.

나도 회사도 서로 잘 맞는다고 판단해 합류하게 됐다.


– 그래서 중국어 잘하나?

나 인사만 할 수 있다. 그리고 택시로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다.


– 공부했다며… 택시만 타나? 비행기는 못 타나?

아! 체크인, 체크아웃도 된다. 그리고 한문을 알아보진 못하지만, 거부감이 많이 줄었다.

▲상해 여행 당시 묵었던 숙소의 루프탑 전경. / 김선미 매니저

▲상해의 상징 동방명주가 장난감처럼 빛난다. / 김선미 매니저

▲티켓은 모두 중국어로 샀다. 지금은 못한다고 한다.(feat. 김선미 매니저 손가락) / 김선미 매니저


– … 얼마나 공부했나?

반년…

올리브영에 있을 때 회사에서 중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토요일에 출근해서 8시간씩 반년간 공부했다.


– 지금도 공부하나?

지금은 안 한다. 중국 여행 갈 때만 쓴다.

▲마소콘 2018 발표 중인 김선미 매니저.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 마소콘 2018에서 발표를 했다고?

내가 발표를 안 좋아한다. 많은 사람 앞에서 이렇게 발표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밌는 경험이었다.

반년 동안 개발하느라 정신없었는데, 무엇을 어떤 목적으로 개발했는지 정리하는 회고를 스스로 할 수 있었다.


– 마소콘 2018 후기에 칭찬이 많더라. 준비 많이 했나?

사내 리허설도 했다. 동료들 점심시간을 빼앗는 것 같아 미안해서 도시락도 사줬다.


– 동료들 후기는 어땠나?

손뼉을 쳐줬다.

그리고 비판을… 피드백을 굉장히 많이 줬다. 우리 팀이 비판을 잘한다. 아니, 의견을 잘 준다.


– 도시락 뭐 사줬나?

한솥도시락 사줬다.


– 그래서 그랬나 보다.

그랬구나…

▲개터뷰는 브런치와 함께. / 오세용 기자


– 원래 꿈이 개발자였나?

컴퓨터학과 졸업했다. 하지만, 꿈이 개발자는 아니었다. 그냥, 개발이 싫지는 않았다.

컴퓨터가 고장 나면 A/S 기사님 안 부르고 혼자 만져보다가 고장 내는 캐릭터이긴 했다.


– 꿈이 뭐였나?

꿈이 없었다. 대체로 다 좋아한다.

나는 호불호가 강하지 않다 대체로 다 재미있었다.

▲김선미 매니저가 연재하는 ‘헿요일의 일기’. / 김선미 매니저 브런치


– 꾸준히 브런치를 쓰던데, 왜 쓰나?

브런치에 일기를 쓴다.

일기 내용은 별거 아닌 것을 크게 부풀려서 쓴다. 아주 소소한 일을 크게 만드는 일기다.

전 회사 동기랑 글을 같이 쓴다. 그 친구는 그림을 그리고 내가 글을 쓴다.


– 그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 있나?

게으른 나를 포기하지 않고 함께 일기를 써줘서 항상 고맙다!


– 일기를 왜 공개적으로 쓰나?

친구랑 왜 이걸 하는지 대화를 해봤다. 결국엔 우리가 놀려고 하는 거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을 만날 때 목적이 있거나, 뭔가 있어야 만나게 되더라. 좋아하는 사람과 오래 만나기 위해 놀 거리를 만든 거다.

그리고 나는 SNS를 안 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공개하는 걸 꺼린다. 하지만 공개한 만큼 피드백 받을 수 있고, 피드백을 나눠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를 알리는 연습을 하고 싶었다. 나 혼자서는 힘들지만, 친구랑 같이하면 책임감을 느끼며,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재밌다. 재밌어서 하고 있다.

▲김선미 매니저가 쓴 ‘새로운 기술 스택은 팀 문화로 완성한다’.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2호


– 마소 기고도 했는데?

미디엄 글을 보고 연락을 받았다.

팀에서 미디엄 블로깅을 권장한다. 글을 잘 정제했다기보다는 내가 한 것을 요약한 컨셉이다.

개발하다 보니 되도록 많은 사례가 오픈되는 게 좋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할 뒷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우리는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개발했더니 좋았다는 내용. 그리고 우리 팀 자랑도 좀 하고 싶었다.

우리 팀이 일하는 방법 중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방법들이 많이 있었다. 사람들이 그냥 ‘좋다’고 하는 것들이 실제로 해보니 정말 ‘좋다’고 알리고 싶었다. 몹코딩도 그렇고, 페어 프로그래밍, 리뷰 등 이렇게 하면 일이 되나? 개발은 언제 해? 하는 의구심들. 하지만 막상 해보니 더 효율적이었다.

이런 걸 공유 및 자랑하고 싶었다.


– 마소에서 소개한 팀 내 스터디는 계속하고 있나? TwIL이었나?

트와일(TwIL, This week I Learned)이라 부른다.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오늘도 하고 왔다. 오늘은 블록체인 담당자가 겪은 시행착오를 공유했다.


– 특별히 다루고 싶은 기술이 있다면?

정규 서비스 론칭 준비 중이다. 일단 론칭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기술적으로는 서버리스를 올리고 있는데, IaC(Infrastructure as Code)를 적용하고 싶다. 작년에 AWS 서울리전 한 번 문제가 있지 않았나? 대비를 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이나모DB 쓰고 있는데, 좋지만 제약사항이 있다. 더 나은 방안을 찾았는데, 실제로 적용에 성공하고 싶다.

물론 이것도 트와일에서 나왔다. 트와일이 짱이다.


– 앞으로 뭘 더 하고 싶나?

요즘 매니징에 리소스를 많이 넣고 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팀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내가 시간 활용과 의사결정을 잘 못 하는 것 같다. 개발은 결과가 남지만, 매니징은 결과를 어떤 것으로 판단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기록을 좀 더 잘해야겠다 생각했다.

우리 팀은 문제해결 능력이 좋아서 내가 어떤 의사 결정을 해도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때문에 내가 의사결정에 오래 고민하기보다는 빠르게 결정한 뒤 보완하는 애자일을 적용하고 싶다.


– 일 말고 하고 싶은 건 없나?

수영을 잘하고 싶다. 올해 수영 목표는 돌고래 같은 완벽한 다이빙과 물개 같은 플립턴(수영장 끝에 다다랐을 때 앞쪽으로 반 정도 돈 다음, 벽을 두 다리로 힘차게 밀어 다시 반대편을 향해 나아가는 턴)을 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을 못 하면 한 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서 먼 산을 보자.

그래야… 손이 떨릴 때까지 오래도록 코딩할 수 있다.

▲김선미 매니저와 오세용 기자. / 오세용 기자


– 알았다. 부디 손 떨릴 때까지 일할 수 있길 바란다.

고맙다.


– 그럼 난 간다.

잘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