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알파고가 1984년으로 간다면

인공지능, 1984년 vs 2016년

2016년 3월 9일 이세돌과 알파고(AlphaGo)의 경기가 있었죠.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은 4대1로 알파고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지금까지 알려졌던 이벤트중 가장 큰 이슈를 몰고왔던 인공지능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인공지능은 갑자기 나온 기술이 아닙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계속 있었는데, 눈에 띄지 못했던 거죠. 32년전,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 비춰진 인공지능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1984년 5월호에 소개된 인공지능의 세계로 가보겠습니다.

인공지능의 문제는 장래 전산학이나 로보트 제작 등에 중요한 이슈로 등장할 것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이에 대한 대비를 해두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인공지능 특집 서문

인공지능의 세계 특집 칼럼은 현재 국회도서관에도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은 지적인 컴퓨터 시스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적행위의 특성을 지닌 시스템을 구성하는 전산학의 한 분야였다고 합니다. 언어 및 대화의 이해, 학습, 추론, 적분 계산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네요.

요즘에는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 이해능력 그리고 의사결정 능력을 띄는 자동화 시스템이라고 의미가 많이 다듬어졌습니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보셨나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였죠. 그 주인공 앨런 튜링은 인공지능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영국의 수학자 튜링(A.M Turing)을 정점으로 한 계산 이론의 발달은 계산기의 모델을 명확히 설정해주었고 기호 처리(symbolic processing)의 개념을 도입하여, 컴퓨터를 산술 계산 능력에 불과한 계산기 차원에서, 지적 연산이 가능한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
기사 원문 발췌

5세대 컴퓨터라고 들어보셨나요? 컴퓨터에서 쓰는 논리소자로 세대를 나눈다고 합니다.

1세대 컴퓨터: 진공관, 처리속도 1000분의 1초
2세대 컴퓨터: 트랜지스터, 100만분의 1초
3세대 컴퓨터: 집적회로, 10억분의 1초
4세대 컴퓨터: 고밀도 집적회로/초고밀도 집적회로, 1조분의 1초
5세대 컴퓨터: 초고도 집적회로, 1000조분의 1초
1000조분의 1초는 ‘펨토(femto)’라는 단위로 부릅니다.

지금 우리가 쓰고있는 컴퓨터는 대략 4세대가 대부분이고, 5세대와 중간에 있는 과도기적 4.5세대 상태에 머무르는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죠.

이웃 나라 일본이 의욕을 가지고 10년간 15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인 프로젝트로 제 5세대 컴퓨터 시스템이 지향하는 바가 바로 수퍼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미국은 50년대 중반부터 컴퓨터의 발달과 더불어 인공 지능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온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학교의 제어 계측공학과와 한국 과학기술원을 비롯한 몇몇 연구소가 이에 참여하고 있을 뿐이다.
기사 원문 발췌

비교적 최근에 들어서야 공개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국내에도 네이버의 파파고, 솔트룩스의 아담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만큼 외국에선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죠. 늘 상대적으로는 뒤쳐져있어 보입니다. 1970년 이전 인공지능 초기에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분야는 기계번역(Machine Translation) 이었다고 합니다.

문법에 관한 약간의 지식과 두나라 말을 비교한 사전을 이용하면 쉽게 기계를 이용하여 번역이 가능하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불행히도 실패하였는데 그 원인은 여러 의미를 가진 단어, 관용어구, 문장 구조의 모호성 때문이었다. 당시의 실패를 대변하는 유명한 예 가운데 하나는, “The spirit is willing but the flesh is weak.”라는 문장을 러시아어로 번역한 뒤 다시 영어로 재 번역한 결과가 “The wine is good but the meat is spoilt”였다는 것이다.
마음은 앞서지만 몸이 못따라간다는 말이 와인과 고기로 바뀌었군요.

얼마전 발표한 구글의 신경망 번역은 재번역하면 어떻게 될까?

몸과 마음이 와인과 고기로 바뀐것 보단 훨씬 나아졌긴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

그 외에도 1960년 패턴인식, 계산 논리와 같은 분야에서도 카네기-멜론 대학의 연구가 있었습니다. 체스를 두던 IBM 딥블루가 1996년이었으니 36년도 더 된 연구였네요.

최근 몇 년 사이에 인공지능 관련 소스를 살펴보면 카페(Caffe), 토치(Torch), 텐서플로우(TensorFlow) 등이 있죠. 특히 이들은 Python과 C언어를 쓰고 있습니다. 1983년에 C언어가 정식 명칭으로 등록되었는데, 1970~80년 당시엔 어떤 언어를 썼을까요?

LISP와 Prolog를 비교한 표입니다. 지금은 둘 다 사라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래밍 언어는 LISP와 PROLOG 두 개를 들 수 있는데, LISP는 1960년을 전후하여, MIT의 존매카디가 개발한 것으로,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언어이고, PROLOG는 주로 유럽과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다.
기사 원문 발췌

두 언어 사이에 보이는 차이를 보면 유럽과 일본은 아마도 번역을 위해 Prolog를 사용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에 반해 미국에서는 LISP를 문제 해결 용도로 인공지능에 접근했었던 것 같습니다.

Desktop Accessories, Data Management, Spreadsheet, Word Processor, Telecommunications, Spelling Checker, Programming Language는 대표적인 인공지능 프로그램 분야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컴퓨터의 성능이 한참 모자르고 산업군도 적었던 1980년대에 주류를 이루던 연구분야를 살펴보면,

A. 지식표현
1950년대말에서 60년대초까지 번성했던 논리시스템을 필두로, IF-THEN룰, 시맨틱 네트워크(Semantic Network), 프레임(Frame), 스크림트(Script) 등 여러 표현 형태가 나타나 성공적으로 구현되었다. 최근에는 인간의 메모리와 인지 과정을 모방하는 인식학(Cognitive Science)이라는 분야의 탄생과 더불어 이 방면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사 원문 발췌

코그너티브 컴퓨팅은 정말 최근들어서야 IBM과 MS가 사용하고 있는 기술 단어라 생각했었는데, 이미 존재했던 분야였군요.

B. 자연 언어 및 음성 이해
자연언어 및 음성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다면, 사용자의 편리함은 물론, 컴퓨터의 대중화에도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한글의 컴퓨터화와 더불어 널리 연구되어야할 분야라고 생각된다.

기사 원문 발췌

SKT 누구 써보셨나요? 개인적으로 제 말은 정말 못알아듣고 한숨만 쉬던데 꼭 널리 연구되어야 할 분야가 32년째 맞는 말 같습니다.

C. 전문가 시스템
장래에는 인간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조언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사 원문 발췌

최근 길병원에서 IBM 왓슨을 암 진단에 도입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도 로봇 어드바이저는 꾸준히 사용해왔죠.

D. 시각 시스템 및 로보트
원격탐사, 군사목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소방, 해저탐사, 광산, 토목과 같이 위험을 수반한 곳에서 인간을 대신하여 많은 공헌을 하리라 예상된다.
또한 1990년대에는 지능 및 여러감각기관을 가진 로보트가 등장하여 가정의 잡무를 도맡으며, 우주정거장, 외계탐사 등의 우주공학적인 면에서도 인간의 동반자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기사 원문 발췌

로봇청소기, 드론으로 시작해서 자율주행차 연구까지 왔습니다. 외계탐사에도 패스파인더가 사용되었으니 점점 더 늘어가겠군요.

E. 계산기를 이용한 교육
컴퓨터의 사용은 질의 응답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형성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실제로 여러 시스템이 이미 실험을 통해서 그 효율성이 입증되고 있다. 칠판과 분필을 통한 교육이 옛날 이야기처럼 들릴 때도 멀지 않은 듯 싶다.

기사 원문 발췌

칠판과 분필은 다행히 물백묵으로 대체되었네요. 아직 옛날 이야기는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F. 학습
조만간 컴퓨터는 일생동안 지적 발달에 필요한 지식을 축적할 수 있을 것이며, 그 방법 또한 자연 언어로 씌어진 문헌 등을 통하여 사용자의 요청에 의해 자신이 해결한 문제를 바탕으로 경험에 의해서 얻은 지식 축적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기사 원문 발췌

머신러닝은 드디 걸음마 단계를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웹에서 정보를 검색해 신경망으로 데이터를 구축해 질문에 답을 하는 IBM 왓슨은 이미 제퍼 퀴즈쇼를 정복했죠. 아마존은 무인 오프라인 상점(Amazon Go)까지 운영하는 경지에 이르렀으니, 스카이넷이 머지 않아보입니다. 지금과 하드웨어 차이가 어느 정도였는지 광고를 살펴보시죠.

트랙당 350만회 회전능력으로 하루 1시간이면 200년을 쓴다는 3M디스켙은 왜 하루 1시간만 써야하는걸까요? ⓒ마이크로소프트웨어

금성 패미콤-150은 창의력 개발에 가장 적합한 창조적 컴퓨터라고 고우영 화백께서 이야기하셨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이것은 이제 동화책에서나 나오는 꿈나라 이야기는 아니다.

인공지능에 대해 전문가들은 매번 이야기할때마다 똑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이제 걸음마 단계라 많이 가꾸고 돌봐줘야한다고…

그래서 32년 전처럼 2016년 12월을 살아가는 지금도 인공지능은 걸음마 단계입니다.
같은 걸음마 단계인지는 뚜껑을 열어봐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