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했어요] ‘발품’ 말고 ‘손품’ 파세요…직방

변사가 무대에 올랐다. 오늘의 이야기는 동화 ‘백설공주’. 계모, 새엄마, 혹은 의붓엄마(어떤 말이 가장 못되게 들릴까) 덕에 강제 독립하게 된 백설은, 제 한 몸 의탁할 ‘방’을 찾아 외딴 숲까지 이른다. “똑, 똑, 똑. 남는 방 있나요?”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나요?” “제가 아직 백수라 보증금은 없고요, 대신 가사노동으로 벌어 월세를 낼게요” “남는 방은 없고…, 침대는 하나 있는 데요” “할 수 없죠, 그럼 그거라도….” 동화 백설공주의 막이 내릴 쯤, 변사가 말한다. “백설이 미리 방에 대한 정보를 알아뒀둬라면, 굳이 교통도 불편한 숲 한가운데서 온 종일 노동하며 침대만 겨우 얻진 않았을 텐데….” 남혜현 기자

부동산 앱 ‘직방’을 만드는 스타트업 직방에 하루 출근했다. 직방은 세입자와 부동산 중개업소를 온라인과 모바일로 연결하고 대신 광고 수익을 얻는다. 원룸이나 투룸 전월세를 얻으려는 20~30대가 주 대상이다. 잘생기고 미더운 이미지의 주원을 광고 모델로 영입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브랜드명을 확실히 알리고자 최근 사명을 ‘채널브리즈’에서 ‘직방’으로 바꿨다. 알토스벤처스, 블루런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300억 원대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금은 70명이 일한다. 연말엔 최소 100명이 넘는 회사로 변해있을 계획이다. 넉넉한 공간을 위해 사무실도 서울 종로로 옮겼다. 안성우 직방 대표 방 창문에선 ‘서울고용노동청’이 한 눈에 보인다. 창조경제, 스타트업의 고용 창출 압박을 종일 온 몸으로 느낀다. 2012년 부동산 분야 온라인투오프라인(O2O) 서비스를 시작한 후 3년 만에 1000만 앱 다운로드 돌파를 기록한 직방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살펴봤다. 게임이 아닌 부문에서 1000만 다운로드는 이례적 기록이다.

인 터 뷰 | 석훈 이사(CSO)

Q. 회원관리팀과 매물관리팀은 어떤 일을 하나
공인중개사를 유치하는 회원관리팀과 (직방에 올라온) 매물이 정확한지 확인하는 매물관리팀으로 나눠져 있다. 회원관리팀을 쉽게 설명하면 ‘영업 부서’다. 신규 중개사무소를 연결, 광고를 유치한다. 매물관리팀은 광고주가 등록한 매물이 직방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게 등록됐는지 확인하는 일을 한다.

Q. 직방 회원관리팀은 다른 회사로 치면 영업직이다. 월급체계는 어떻게 되나
‘출근했어요’ 배달의민족 편을 봤다. 우리도 인센티브가 아닌 고정급을 지급한다. 부동산 업계도 영업이 대체로 인센티브 구조다. 아예 기본급이 없는 곳들도 있고. 그런데 그렇게 운영하다보면 영업을 뛰는 사람이 일년치 광고를 한꺼번에 파는 일에만 집중한다. 판매와 수당이 직결되다보니 이후 매물 관리엔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고정급으로 가면 영업 만큼이나 사후관리가 중요해진다. 물론, 직방도 인센티브가 있긴 하다. 다만 이건 회사 전체가 성장했을 때 전 직원이 같이 받는 것이지, 특정 매출을 더 했다고 누군가에게 따로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Q. 사후관리란 무엇을 말하는 건가
직방이라는 플랫폼의 가치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다. 매물 정보를 올릴 때 정확하게 해달라고 광고주에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매물 사진도 다각도로 확인할 수 있도록 여러 장 올려달라 하고, 가격도 정확하게 말해 달라 해야 한다. 그런데 매출 중심의 인센티브 제도에선 돈을 내는 광고주에게 이래라저래라 하기 어렵다. 지금은 중개사를 얼마나 잘 설득해서 신뢰를 위한 요구사항을 따를 수 있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직방에선 그래서 기존 영업 경력직보다 신입을 선호한다. 가치가 다른 것을 오히려 신입이 더 잘 이해한다.

Q. 신입 교육은 어떻게 시키나
매뉴얼을 만들고 교육한다. 매물관리팀에 가면 등록된 매물을 검수하게 될 거다. 이용자가 매물을 보기 전에 우리가 먼저 정보가 정확한지 확인하는 절차다. 이용자가 헛걸음 하지 않게 하려는 거다. 그런데 예전 부동산 서비스들은 이렇게 꼼꼼하게 확인을 안 하니까 중개사도 처음엔 적응하기 어려워했다. 항의도 심했다. 내가 내 돈 내고 광고하는데 자꾸 정보가 틀렸다, 잘못됐다고 고쳐달라고 하니까. 그런데 지금은 좀 달라졌다. 우리는 광고비나 비용이 드는 부분에 모두 정가를 고수한다. 정책도 일관되고. 일년 넘게 이렇게 하다 보니 부동산 측에서도 “여긴 나한테만 이러는 게 아니구나, 규칙이 중요하다”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

Q. 부동산 영업을 밖으로 나가서 하는 줄 알았는데, 보니까 전화로 하는 것 같다
초창기엔 외근을 했다. 중개 사무소에 알려야 하니까. 우리가 돈도 없었고 몸으로 직접 뛸 수 밖에. 창업 멤버 세명이서 서울을 다 돌아 다니며 영업했다. 지금은 마케팅을 활발히 하다보니까, 전화로 업무를 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하루종일 밖에 나갈 경우 한 사람이 많아봤자 네다섯 군데 밖에 영업을 못 한다. 전화는, 하루 스무 곳 이상 할 수 있지 않나. 한 명 한 명 얘기도 더 자세히 듣고 신경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자기가 담당하는 중개사한테는 꼭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안부를 물을 수도있다. 재계약 할 때만 방문하는 것보단 체계적인 관리가 된다.

Q. 탤런트 주원이 외부 영업을 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겠다. 그런데 자꾸 전화하면 부동산에서 싫어하지 않나
서비스를 쓰는데 불편한 건 없는지 묻는다. 물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정책이나 서비스가 달라졌을 때 팝업 공지나 문자만으로는 전달이 다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직방 안에 새로 기능이 자주 추가되는데 전화 통해서 확인하면 더 쉽고 빠르게 전달된다.

Q. 직방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되나
100% 광고다. 정가로 제공하고 있고, 웹사이트에 광고 가격이 모두 노출돼 있다. 직방 상품이란게 기존엔 없던 형태다. 기존 업체들의 경우엔 매물 건수별로 돈을 받는다. 그런데 우리는 ‘방’ 개념이다. 한달에 쓸 수 있는 광고 공간을 빌려주는 거다. 그러니까, 스무 개의 공간을 빌린 업체의 경우 한 공간을 채우던 매물이 빠지면 다른 매물을 채워 계속 광고할 수 있다. 다른 업체들이 건수별로 돈을 받는 것과 달리 우린 월세를 받고 공간을 대여해주는 개념인거다. 한 달 단위로 상품을 결제하게 하는데, 효과가 있으면 계속 쓰라는 콘셉트다.

석훈 이사가 전하는 좋은 방 구하는 팁

1. 시세보다 지나치게 낮게 올린 매물은 허위일 가능성이 크다. 살고 싶은 지역을 정해 카테고리를 전반적으로 살피면서 시세를 파악, 거기에 맞는 방을 찾아 중개사에 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중개사를 방문하기 전, 전화를 먼저 걸어 매물이 아직 남아 있는 건지 확인해라. 인기 있는 방은 반나절 만에도 빠져버리기 때문에 헛걸음할 가능성이 있다.

am 09:35 ‘출근했어요’ 프로젝트를 하면서 처음 지각함. 청계천로 삼일빌딩 13층, 직방 유리문 앞까지 숨차게 뛰어올라(사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당도한 시간은 아침 9시 34분 55초. “아, 어떻게 들어간다” 고민하던 찰나, 한 남자가 “어떻게 오셨냐”고 물어 옴. “저…, 여기 출근…”하고 버벅이니까 이 남자, 환하게 웃으면서 악수를 건네옴. “제가 안성우입니다.”……… 아…, 그렇군요. 그러니까 전 하필 출근 날 아침 지각하면서 대표를 제일 먼저 만나게 된 거군요.

am 10:05 회원관리팀으로 배치. 줄여서 ‘회관팀’. 회관팀은 직방의 주요 파트너인 ‘부동산 중개업체’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함. 직방처럼, 오프라인의 사업모델을 온라인으로 옮겨온 O2O 사업 모델의 경우, 앱을 쓰는 일반 사용자만큼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가 중요함. ‘방을 구하는 이용자와 방을 내놓는 중개사 모두에게 유익한 플랫폼 사업자로서 건강한 부동산 생태계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는 것이 직방의 목표. 당장 영업 뛰는 일은 하루 인턴이 못 미더우니, 일단 들어온 매물이 허위가 아닌지 확인하는 매물관리 업무에 투입. 일 시작 직전, 석훈 이사(CSO)에게 일 대 일 과외.

am 10:40 매물관리팀 김재완 매니저에게 인계됨. 매물관리팀 업무 직접 투입. 신입 교육을 위한 업무 파일이 구글드라이브로 공유됨. 검수할 매물은 크게 세 가지. 첫째, 부동산이 직접 올리는 매물 둘째, 손님이 부동산에 내놓는 매물 셋째, 직거래 매물.
가장 놀라운 점은 ‘위치 정보를 확인하는 시스템’. 올라온 매물이 실제 주소지에 위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방안. 주소기반 위치와 사용자지정 위치가 일치하는지 시스템 내에서 확인. 만일 다를 경우 포털 로드뷰 지도와 대조. 다만, 지도에서 건물의 층수까지 확인이 어렵다면 건축물대장과 비교해 이 건물의 용도가 주택을 위한 것인지, 실제 몇 층짜리인지 재확인.
지도가 맞다면, 매물 사진과 설명을 검수. 원본 사진만 통과. 포토샵을 심하게 했거나 글씨를 박아 넣었을 경우-즉, 지나친 사진 편집이 있었다면- ‘검수반려’. 사진에서 직방 워터마크가 임의로 지워져 있을 경우에도 반려. 건축물 대장에 올라와 있는 것과 매물에 대한 설명이 다를 때에도 검수 반려. 부동산에 직접 ‘매물이 반려됐다’는 메시지가 전달됨. 오류가 수정된 이후에 앱에 매물이 표출되는 구조. 김재완 매니저의 지도 아래, 세군데 부동산의 매물을 직접 검수. 중개사님들, 사진 올릴 때 자료 사진 쓰지 마세요, 직접 찍은 사진만 OK입니다!
매물 검수 잘하는 팁. 자기 방을 구한다는 생각으로 검수를 하면 재밌다는 것이 현장에서 나온 말. 매물검수자는 하루에 500개, 1000개의 방을 검수한다. 그렇기에 괜찮은 방이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혹’한다고.

pm 12:00 내 방 도면 그리기. 혹은, 살고 싶은 방 도면 그리기. 직방 사원증 뒷면은 ‘방 도면’으로 꾸며짐. 하얀 A4 용지 위에 연필로 원하는 방을 그리면, 오용택 디자인 팀장이 이걸 멋지게 도면으로 완성. 고마워요, 언젠가 제 방을 이렇게 꾸며볼게요. 이어서 점심시간! 마케팅팀과 함께. ‘퍼포먼스 마케팅 회의’에선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 엿들음. 느낀 점은, ‘엑셀’을 잘해야 한다는 것. 모든 것을 수치로 변경, 실제로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시각적으로 정리해서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 회의의 존재 이유.

인 터 뷰 | 박영걸 개발이사(CTO)

Q. 최근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무엇인가
개발팀의 규모를 키워 확장해야 하는데 어떻게 팀워크를 유지하면서 사람을 늘릴 수 있을까가 고민이다. 다양한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융합할까가 고민이고. 개발이슈로는,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하는데 거기에 따른 시스템 안정화가 중요하다. 데이터베이스(DB) 안정이 많이 필요한 시점이라, 이걸 어떻게 슬기롭게 풀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간다. 여러 아이디어가 나오고 테스트를 해보고 있다.

Q. O2O 스타트업의 경우엔 개발이 핵심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래서 일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과거엔 나도 개발에 포커스를 맞춘 시스템통합(SI) 쪽에서 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다보니 가장 중요한 게 협업이더라. IT가 아닌 곳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은 분들과 의사소통을 잘 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하는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쉽지 않았다. 제일 어려운 건 불명확성이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구체화 할 때 그걸 IT 용어로 설명하진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말을 체화하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스타트업은 어쨌든 살아남아야 한다. 비 IT에 있는 사람들과 핑퐁처럼 대화를 주고 받으며 빠르게 일을 파악하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Q. 오전에 업무를 해보니 검수 시스템이 꽤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더라. 특히 위치정보 시스템 같은 건 어떻게 구현했나
이전에는 관리 툴이 존재하지 않았다. 엑셀 같은 걸 이용해 수기로 관리하다가 규모가 커지다보니 그런 방법은 효율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회원관리팀을 비롯해 사업팀과 함께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했다. 관리 툴이란 걸 만져본 경험이 없어서,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 실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위치정보 시스템도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Q. 최근 추가된 기능이 있다면
최근에 붙인 살은 ‘신고 자동화 프로세스’다. 클린피드백(이용자가 직방 앱 매물을 보고 전화 상담을 마치면 스마트폰으로 통화내용에 대한 설문에 바로 응답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을 받는데 이전엔 사람의 잣대로 어떤 게 잘못됐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자세히 보다보니 어떤 패턴이 보이더라. 자동화할 수 있을까 협의해서 최근 시스템으로 반영했다.

Q. 스타트업 개발팀의 장점은 무엇인가
자유도가 높은 편이다. 고객사가 어떤 걸 원하느냐에 따라 개발 플랫폼, 언어, 구조, 방법론이 맞춰진다. 스타트업은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플랫폼이나 방법론을 자유롭게 도입해 볼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진화를 할 수 있다는 거다.

Q. 그럼 지금 현재로서는 어떤 언어와 플랫폼을 쓰나
언어는 현재는 서버 백엔드에는 ASP닷넷을 쓴다. 여기에 안드로이드에 맞춰 자바를, iOS엔 기존에 썼던 오브젝트C와 최근에 나온 스위프트가 공존한다. 개발진이 오픈 마인드라서 새로운 것이 있다면 많이 시도해본다.

Q. 일은 재미있나
대단히 재미있게 다니고 있다. 개인적인 성향이 개발 쪽으로 무언가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걸 숙제 풀 듯 돕는 게 좋다. 그래서 개발자끼리만 일하면 더 지루했을 것 같다. 비개발 영역이 많은 곳에서 협의해서 일 하는 것이 재밌다. 성향이 대단히 중요한 것 같다.

Q. 개발팀은 얼마나 확장하려 하나
연말까지 17명을 목표로 한다. 지금의 두 배다. 시스템 안정과 확장을 동시에 목표로 하다보니까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Q. 사람을 뽑을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이 있다면
첫째는 실행력이다. 말로 하는 건 쉽다. 나는 실행력을 ‘누군가 원하는 것을 개발적으로 빠르게 검증’이라고 정의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데 항상 개발자가 옳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빠르게 검증하는 것을 대단히 선호한다. 두 번째는 판단력이다. ‘불명확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현명한 빠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 판단력이라고 본다. 스타트업은 대기업과 달리 순간적으로 빨리 판단, 대처해야할 일이 많다. 여기에 다양한 플랫폼이나 언어를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환영이다.

pm 03:01 김필준 마케팅팀 이사(CMO) 주재 아래 직방 이벤트 프로모션 회의 참석. 1000만 앱 다운로드를 기념, 이용자 대상 프로모션을 준비. 광고 모델인 주원 팬사인회와 함께 푸드트럭을 임대해 거리에서 음식을 나눠준다는 계획. ‘1000만은 부동산 앱 중 최초고, 유일해서 의미가 있다’고 봄. 이벤트라는 것이 단순한 것이 아님. 참여자를 위한 선물 선택부터, 단가에 맞는 음식 선정, 동선 체크, 행사장에 놓을 테이블 셋팅까지 결정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님. 역시, 무엇이든 직접 경험해봐야 그 노고를 알게 됨.

pm 04:00 방 구하러 왔다가 매물이 빠진 걸 확인하고 힘이 더 빠져버린 이용자를 위한 ‘헛걸음 보상제’. 고무장갑, 행주 같은 필수품 5종으로 이뤄진 위로 상품 이벤트 ‘헛걸음 보상제’ 클린키트(주방용품 세트)를 위한 박스 포장에 투입. 대표가 작성한 사과편지에 선물을 잘 포장해서 발송하는데, 마케팅팀 박재규 님이 담당함. 포장의 신 영접. 14분 만에 둘이서 남은 포장 클리어. 포장 업무 종료 후엔, 조금 있다 있을 마케팅팀 회의 준비용 간식 사오기에 투입. 이 사람들, ‘1+1’을 집중 노림. 살림꾼들.

pm 05:00 브레이크 아이디어 타임(BIT) 회의 참석. 마케팅팀과 커뮤니케이션팀의 합작 미팅으로 팀원들이 평소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는지 공유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돌아보며 창의로운 아이디어를 발탁하기 위한 회의. 이날, 최근 홍보 업무에 투입된 커뮤니케이션팀 전하나 매니저의 발제. TV 시청 트렌드 변화와 오버더탑(OTT) 서비스에 대한 설명. 10~15분 남짓의 발제 이후엔 팀원끼리 주제에 대한 자유로운 아이디어와 의견을 교환. 매주 한 번씩 모든 팀원이 번갈아가며 발표하는데, 그간 여행, 힙합, 홈퍼니싱, 펜 수집, 네이밍, 싱글 트렌드 등에 대한 의견 교환.

“BIT 회의를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예요. 팀원이 평소 어떤 관심사가 있는지 확인하고, 또 그걸 발표하는 연습을 시키려는 거죠. 막상 프레젠테이션을 할 기회가 별로 없으니까 나중을 위해서라도 지금 해보자는 거죠. 또 마케터들이다보니 트렌디한 문화에 대해 말랑말랑하게 고민해볼 필요도 있고요.”
– 김필준 CMO

pmㅤ06:00 슬그머니 퇴근 준비중. 사무실을 돌아보며 인테리어 구경. 중앙 카페테리아를 제외하곤 별다른 인테리어를 하지 않음. 파티션 없이 커다란 책상을 시원시원하게 늘어놓았음. 왜 그랬냐고 물으니 “인테리어에 돈 안들이고 싶다”는 답이 돌아옴. 차라리 직원들 복지를 추가하고 연봉을 올리는 게 낫다는 것이 경영진의 판단. 파티션 없고 구조물이 적을수록 다른 팀 직원끼리 한 번이라도 눈을 더 마주칠 수 있다는 것도 무(無) 인테리어 철학. 다른 팀에서도 회원관리팀의 전화 내용을 수시로 들으면서,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계속 알게 하는, 교육 원리도 철학에 추가. 시끄러울수록, 그리고 직원끼리 한 마디씩 더 나눌수록, 직방은 자라고 있는 중이라고.

인 터 뷰 | 안성우 대표

짬짬이 시간이 날 때 안성우 대표와 미팅. 안 대표의 방 이름은 ‘결정 해방’. 의사결정을 내리는 곳이자, 고민에서 해방되는 곳이란 중의적 뜻을 담음. 심지어 회의할 공간이 없으면 자신의 방을 직원들에 내줌. 자신이 대표로 있긴 하지만, 그건 지금 가장 필요한 구조여서 그럴 뿐, 방 외에 자신의 자리도 언제든 내어줄 수 있다고. 안 대표는 티셔츠 두 벌 신사. 게임을 무척 좋아해 스스로를 ‘공대장’에 비유. 게임 안에 전사, 힐러 등 다양한 역할이 있고 서로 도와야 공동의 미션을 마치듯 회사에서도 팀원들이 자신이 맡은 바 최선을 다할 때 최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 매주 수요일 있는 전체 회의 ‘타운홀 미팅’ 때는 직원들에 “자신의 분야에서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서로에게 배우고 즐기며 성장하는 곳이 직방”이라고 세뇌시킴. 지금 당장 리더이든지, 아니면 적어도 리더가 될 거라고 확신하는 사람하고만 함께 하겠단 의지의 표현.

Q. 당신에게 ‘방’이란 어떤 의미인가
방을 찾는다는 것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를 가거나 취업을 하거나 이직을 하거나, 새로운 출발을 할 때 방을 찾는다. 돈이 없어서 방을 구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자기가 무언가 하려고 하는 근간을 보여주는 것 같다. 직방은 그런 꿈을 찾을 때 쓰는 서비스다. 직방이 매물 허위정보를 없애는데 중점을 두는 것도, 그 ‘시작’을 좋은 기분으로 이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Q. 직원을 뽑을 때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받는다고 들었다
어떤 것이 궁금한지 듣다보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역으로 알 수 있다. 질문의 깊이를 보고, 업이나 회사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는지, 준비는 되어있는지를 알 수 있을 거라고 본다.

Q. 인상 깊은 질문이 있나
추상적이긴 한데, 어떤 사람들이 여기에 같이 있는지 물어보더라. 그런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

Q. 당신의 기업관은 무엇인가
내부적으로 가족이라고 안 한다. 우리는 일하기 위해 모인 사람이다. 하나의 공동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각자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나눠 팀플레이를 한다. 가족끼리 모여서 즐겁게 하자가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리더가 되고픈 사람이 모여서 일하는 곳이 회사다.

Q. 인재관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명확히 있어야 한다. 회사에 나오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회사를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그게 더 확실할수록 어려운 일이 있어도 회사 생활을 잘 버틸 수 있다.

Q. 직방의 목표는 무엇인가
기존에 있는 서비스에 허위정보 등의 이슈가 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수많은 부동산 서비스가 있었지만 신뢰를 많이 잃었다. 신뢰 회복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이게 우선적인 목표다. 이사나 청소처럼 부동산과 연계되는 서비스도 생각은 하고 있지만, 아직 시작단계는 아니다. 일단 허위매물이 없는 서비스로 인식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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