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그 사람] “개발자 대상 족집게 과외 선생, 구글의 진수 가르친다”

“개발자 돕는 일을 하고 있죠”

학교 졸업했다고 공부가 끝나는 것은 아닌가 보다. 개발자도 좋은 과외 선생을 만나면 효율이 달라진다. 구글코리아에서 시니어 디벨로퍼 애드보킷으로 일하는 장태익 박사를 최근 만났다. 장 박사는 개발자들의 과외 선생으로 통한다. ‘족집게’란 별명이 붙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 ‘장안에 모르는 사람 없는’ 유명인이라고 주위에서 소개한다. 꽤 많은 개발자가 그를 만나 구글이 발표한 최신 기술을 배웠다. 장 박사는 “한국 개발자들은 조금만 포인트를 집어주면 금방 핵심을 파악한다”고 말했다. 선생의 지식을 쫙 빨아들여선 성공 사례를 뚝딱 만들어낸단 설명이다.

구글은 세계 모바일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거두다.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시기가 무척 짧다. 그렇다보니 개발자 입장에선 구글이 쏟아내는 신기술을 모두 받아들이기 벅차다. 업데이트 된 기술이 어디에 쓰이면 적확한지, 그걸 파악하는 데만 꽤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새 기술과 개발자 사이의 간극을 메꾸는 일을 장태익 박사 같은 이들이 한다. 구글코리아에만 디벨로퍼 애드보킷이 마흔명이다. 애드보킷은 ‘변호사’ ‘대변자’ 등으로 번역된다. 이들이 구글 신기술의 대변자라고 보면 역할을 이해하기 쉽다. 장 박사에게 디벨로퍼 애드보킷의 역할과, 최근 구글이 발표한 새 기술에 대해 물었다.

Q. 디벨로퍼 애드보킷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 하나
다른 인더스트리에서 경력을 쌓은 후에 구글을 알게 된 사람들이다. 구글 기술이 원석이라면, 이걸 가공해서 각자의 비즈니스에 어떻게 쓰면 되는지를 개발자에 컨설팅하는 일을 한다. 개발자에 가이드를 주는 역할이다. 구글을 대변해서 구글의 기술을 이야기 하고, 구글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잘 설명한다. 반대로, 파트너의 입장을 대변하는 일도 한다. 현장에서 듣는 이야기를 구글의 프로덕트 팀에 전달해 기술을 적절하게 수정하거나 새 기술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Q. 개발자 중에서 주로 어떤 이들을 만나나
앱이나 게임 파트너를 만난다. 파트너라는 건 일정 규모를 갖춘 영향력 있는 회사를 말한다. 그런 회사들에 신기술을 소개하고 컨설팅한다. 예를 들어 2014년부터 안드로이드웨어나 머티리얼 디자인, 롤리팝, 마시멜로우 같은 것을 파트너에 미리 설명해왔다. 그런 프로덕트가 출시됐을 때 일반 이용자가 불편함 없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개발자에게 중요한 포인트를 설명해주는 것이다.

Q. 머티리얼 디자인이 나왔을 땐 한국에서 이벤트도 열었는데
여러 이벤트를 했다. 소수 파트너를 초청해 부트 캠프를 열었고. 론칭 전에 개발자에 먼저 소개하는데, 이때 설명을 들었던 파트너에서 만든 앱이 일종의 모범 사례가 된다. 그런 사례가 많아지면 다른 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Q. 개발자를 따로 만나 교육하면 효과는 큰가
한국 개발자한테 감탄할 때가 있다. 그냥 콘셉트만 소개하면 사실 한국 개발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문서가 다 영문으로 돼 있기도 하고. 그런데 이런 문서를 단순화 시키고 중요한 요소에 밑줄을 그어서 주면 어떤 게 중요한 건지 빨리 파악해 금방 따라한다. 안드로이드웨어를 할 때 그런 걸 강하게 느꼈다. 안드로이드웨어가 여러 가지로 하는 일이 복잡하고, 지금까지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그런데 ‘김기사’나 ‘라인’ ‘카카오’ 등에서 일하는 개발자에게 안드로이드웨어에 대한 몇 가지 스포트라이트를 줬더니, 굉장히 빨리 앱을 만들어내고 잘 하더라. 미국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안드로이드웨어 앱이 가장 많은 나라다. 머티리얼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유럽의 유수 회사를 빼고는 일본에서도 머티리얼을 적용한 사례가 많지 않다. 한국에선 족집게 과외 형태가 통하니까, 굉장히 빨리 머티리얼 적용 사례가 나온다.

Q. 머티리얼 디자인이 뭔지 설명해달라
머티리얼 디자인 콘셉트는 상당히 오래 산업계에 적용돼온 흐름이다. 다만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과는 고민의 포인트가 달랐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크롬 등 디바이스가 많다. TV부터 웨어러블 기기까지 화면 해상도도 제각각 다르다. 멀티 디바이스에 적용할 디자인에 대한 고민을 구글만의 방법으로 정리한 것이 머티리얼이다. 브랜드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 이용자를 어떻게 기쁘게 할 것인가, 사소한 재미를 어떻게 줄 것인가, 이런 변화를 이용자에 어떻게 노출할 것인가가 머티리얼 디자인의 콘셉트다.
개발자의 수고도 줄이려 했다. 한 번 디자인으로 유니버셜하게 쓸 수 있도록. 그래서 머티리얼에는 여백 사이즈까지 모두 가이드 해놨다. 이대로만 따르면 고민하지 않아도 모든 스마트폰에서 같은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다는 거다. 폰트와 이미지 같은 것들도 가이드가 있다. 그러면 구글이 만든 앱과 같은 수준의 퀄리티를 가져갈 수 있다. 그러다보니 개발 기간이 많이 단축됐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테스트를 별도로 해 볼 필요도 없고. 실제로 두 달은 공수가 드는데 머티리얼로 오면서 한 달 이내로 기간이 줄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Q. 머티리얼을 쓰면 개발은 편해지지만 개별 앱의 아이덴티티는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머티리얼 콘셉트 가이드를 제공하는 이유는 안드로이드 앱 전체 퀄리티가 높지 않다는 걸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수준을 평균 레벨까지 끌어오리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이룬다고 봤다. 그 이상을 내놓는 것은 개발자 소관이다. 에버노트 같은 경우도 구글이 준 가이드 이상으로 잘했다. 명함앱을 만드는 리멤버도 콘텐츠에 집중해서 자기 강점이 나타나는 부분에 신경을 썼다. 개발자들이 꼭 가이드대로만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기계가 빨리 하는 건 거기에 맡기고, 집중해야 할 부분을 줄이니까 경쟁력이 살아난다. 머티리얼 디자인 가이드는, 이것만 갖고 따라하면 적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서 평균 이상의 성과물을 낼 수 있도록 해주는 거다.

Q. 머티리얼 디자인을 경쟁사와 비교한다면
2014년 말을 기준으로 양대 산맥(안드로이드와 iOS)으로 갈라섰다. 폼팩터도 그렇고, 버튼 위치도 다 달라지면서 사용자경험(UX)도 완전히 갈라졌다. 지금은 양쪽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고유 UX는 어렵다. 그렇게 되면 디바이스가 가진 잠재력을 다 쓰지 못한다. 그래서 미국에서 유명한 앱은 양쪽의 앱 경험을 확실히 구분해서 가져간다. 그래야 안드로이드는 안드로이드 대로, 애플은 애플 대로 확실한 경험을 주기 때문이다.

Q. 마시멜로우에서 머터리얼 디자인이 보강된 것이 있다면
계속 디자인 패턴을 추가 하고 있다. 꼭 마시멜로우와 상관있는 것은 아니지만. 롤리팝 때는 애니메이션 퍼포먼스가 좋아졌다. 그런데 가능하면 특정 기능을 돌리기 위해서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을 요구하는 일은 피하고 있다. 킷캣 이하 버전에서도 자유롭게 기능을 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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